2025년 상반기, 국내 미술 애호가들을 위한 특별한 전시가 열립니다. 《뉴욕의 거장들: 잭슨 폴록과 마크 로스코의 친구들》은 미국 현대미술의 황금기라 불리는 1940~60년대 뉴욕 추상표현주의 작가들의 대표작을 조명하는 대형 기획전입니다. 잭슨 폴록(Jackson Pollock)과 마크 로스코(Mark Rothko)를 중심으로, 윌렘 드 쿠닝(Willem de Kooning), 프란츠 클라인(Franz Kline), 헬렌 프랑켄탈러(Helen Frankenthaler) 등 당대 뉴욕 화단을 뒤흔든 작가들의 작품이 함께 소개되며, 미국 미술이 유럽 중심의 예술사를 전환시킨 역사적 순간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추상표현주의: 뉴욕이 세계 예술의 수도가 된 순간을 만나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작가 소개를 넘어, 미국이 유럽을 대신해 세계 미술의 중심으로 떠오르던 역사적 전환점을 시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획입니다. 특히 전시는 1940년대 전후로 뉴욕에서 벌어진 미술운동, 즉 추상표현주의(Abstract Expressionism)의 태동과 전개를 시간순으로 구성하여 관람객이 자연스럽게 미술사의 흐름을 따라가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시 초반부에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미국으로 망명한 예술가들과, 미국 내 현대미술 지형도의 재편 과정을 보여주는 아카이브 자료와 함께 로스코의 초기작, 폴록의 스케치 및 실험작품이 등장합니다. 이어지는 섹션에서는 이들이 점차 자신만의 회화 언어를 구축하면서 감정, 내면, 정신성, 자동기술법 등을 회화적 표현으로 승화시켜가는 과정을 작품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 이번 전시의 대표작 중 하나는 잭슨 폴록의 〈Number 5 스타일의 드리핑 회화〉로, 관람객은 캔버스를 넘치는 에너지와 행위로 가득 채우는 폴록 특유의 ‘액션 페인팅’의 힘을 직접 마주할 수 있습니다. 로스코의 경우, 대형 캔버스를 통해 ‘감정의 색면’을 구현한 대표적 컬러 필드 회화가 전시되어 관객이 그림 앞에서 고요한 몰입을 경험하도록 연출됩니다.
잭슨 폴록과 마크 로스코,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미국 회화 미술가들
전시의 핵심은 단지 폴록과 로스코만이 아니라, 그들과 동시대에 뉴욕 화단을 형성한 여러 거장들의 관계와 흐름을 함께 조망하는 데 있습니다. 윌렘 드 쿠닝의 격렬한 붓질, 프란츠 클라인의 강렬한 흑백 대비, 헬렌 프랑켄탈러의 번짐 기법 등은 각기 다른 스타일을 보여주면서도, 모두가 '자유로운 표현'이라는 공통된 추상성 위에 서 있습니다.
폴록은 회화 행위를 일종의 춤과 같은 리듬으로 여겼으며, 바닥에 캔버스를 펼치고 온몸을 사용해 그림을 그리는 방식으로 예술을 ‘몸의 철학’으로 확장시켰습니다. 반면 로스코는 색의 층과 면을 반복하여 겹치며 작품 앞에 선 이들이 정적이고 영적인 상태에 도달하도록 유도했습니다.
전시 후반부에는 이들 작가들의 영향이 이후의 미니멀리즘, 행위예술, 퍼포먼스아트 등 다양한 미술사 흐름으로 이어졌음을 보여주는 다큐 영상과 설치 작품, 그리고 국내외 미술 비평의 주요 관점을 인용한 자료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로써 관람객은 단순히 명작을 감상하는 차원을 넘어서 한 시대의 예술 철학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현대미술 입문자를 위한 길잡이 전시
《뉴욕의 거장들》 전시는 미술 전문가뿐만 아니라 현대미술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 관람객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습니다. 각 전시장 섹션에는 QR 기반 오디오 해설이 제공되며, ‘폴록의 물감은 왜 흘러야 했나?’, ‘로스코는 왜 같은 색을 반복했을까?’ 같은 핵심 질문을 중심으로 작품을 이해할 수 있는 해설 텍스트도 함께 비치되어 있습니다.
또한 미술 교육관에서는 드리핑 기법 체험 부스, 컬러 블렌딩 체험 존, ‘나만의 추상화’ 그리기 워크숍 등 가족 단위 또는 학생 방문객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 중입니다. 현대미술이 어렵고 멀게 느껴졌던 이들에게도, 이번 전시는 ‘생각보다 흥미롭고 내 감정과 연결되는 예술’이라는 경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전시 공간은 조명과 음향, 벽 구성에 이르기까지 작가들의 회화적 감정선을 최대한 배려한 큐레이션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마지막 섹션에서는 뉴욕 미술의 시대정신을 정리하는 키워드 아카이브와 기념 포스터, 굿즈, 도록 등도 함께 구매할 수 있습니다.
《뉴욕의 거장들: 잭슨 폴록과 마크 로스코의 친구들》은 미국 현대회화의 정수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전시이자, 현대미술이 왜 지금도 유효한지를 말해주는 시각적 기록입니다. 예술을 넘어 삶의 철학과 감정의 해석으로 이어지는 이 위대한 흐름, 그 중심에 있던 뉴욕의 거장들을 직접 마주할 수 있는 이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전시 일정과 장소, 티켓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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