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4월 30일부터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개최되는 ‘백남준 20주기 헌정전’은 한국이 낳은 세계적 아티스트 백남준의 예술세계를 총체적으로 조망하는 대규모 기획전입니다. 비디오아트의 창시자이자 매체예술의 선구자였던 그는, 예술과 기술, 인간과 기계의 경계를 허문 혁신적 작업으로 전 세계 미술사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이번 전시는 대표작부터 미공개 아카이브까지 아우르며, 백남준 20주기를 기념하는 헌정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리는 헌정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은 1986년 개관 이래 한국 현대미술의 중심지로, 백남준 작가와도 깊은 인연을 맺은 공간입니다. 특히 백남준이 생전 과천관에 설치한 대형 비디오 조각 ‘다다익선’은 지금도 그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작품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번 헌정전은 그의 타계 20주년을 기념하는 프로젝트로, 국립현대미술관의 기획 아래 다양한 협력기관이 함께 참여하여 구성되었습니다. 전시는 ‘기계와 인간’, ‘예술과 기술의 융합’, ‘글로벌 네트워크’, ‘시간과 기억’이라는 4가지 키워드로 나뉘며, 각 섹션에는 대표작과 함께 그의 일기, 드로잉, 영상 자료, 퍼포먼스 아카이브 등 방대한 자료가 함께 전시됩니다. 특히 ‘다다익선’을 중심으로, 백남준의 거대 설치 조각, 로봇 시리즈, 전자 불상 등 비디오 조각 10여 점이 새롭게 복원되어 전시될 예정입니다. 또한 전시관 외부에도 백남준의 미디어 작품이 실시간으로 송출되는 대형 미디어월이 설치되며, 과천관 전체가 백남준의 세계관에 맞춘 인터랙티브 공간으로 연출됩니다. 전시 해설 프로그램, 체험 워크숍, 글로벌 학술 포럼까지 함께 운영될 예정이어서, 단순한 관람을 넘어 다차원적 체험이 가능한 전시입니다.
비디오아트의 창시자, 백남준의 예술세계
백남준(1932~2006)은 ‘비디오아트(Video Art)’라는 장르를 세계 최초로 창조한 예술가로, 음악, 철학, 영상, 기술을 결합한 실험적 작업을 통해 20세기 미술의 지형을 새롭게 그린 인물입니다. 그는 TV를 해체하고 재조립하여 조각처럼 다루었고, 방송 전파를 하나의 매체로 사용하며, 정보와 기술의 시대를 예견한 선지자적인 작업을 선보였습니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TV 부처(TV Buddha)’, ‘TV 정원(TV Garden)’, ‘다다익선’은 모두 매체와 인간의 관계를 예술로 풀어낸 상징적인 작업들입니다. 백남준의 작업은 단지 기술적 실험을 넘어, 동양 사상과 선(禪)의 철학, 그리고 세계시민으로서의 정체성을 깊이 있게 담고 있었습니다. 그는 독일, 미국, 일본, 한국을 오가며 활동했고, 존 케이지, 요셉 보이스, 샬롯 무어먼 등과의 협업을 통해 퍼포먼스 아트, 사운드 아트, 협업 예술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초기 플럭서스 운동 참여 시절부터, 2000년대의 디지털 작업까지 전 생애 작업을 총망라합니다. 백남준이 직접 만든 다이어그램, 설치 구성도, 편지, 연출 계획서까지 함께 공개되어, 관람객은 그의 창작 과정을 생생히 따라갈 수 있습니다. 특히 디지털 세대에게는 현대 미디어 환경의 원형을 만든 선구자의 시선을 직접 느껴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관람 포인트와 현대예술사적 의의
‘백남준 20주기 헌정전’은 단순한 전시를 넘어 현대예술사의 흐름을 체험하는 공간입니다. 백남준은 예술이 기술과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을 누구보다 먼저 인식했고, 이를 통해 기존 미술의 개념과 경계를 허물었습니다. 그의 작업은 회화나 조각이 아닌 시간과 공간, 매체를 재구성하는 총체적 예술이었으며, 오늘날 디지털 아트, NFT, 인터랙티브 미디어의 뿌리를 이해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기준점이 됩니다. 전시 관람 시 주목해야 할 포인트는 작품의 시각적 요소뿐 아니라, 작품이 설치된 공간의 구조와 사운드, 텍스트 해설까지 하나의 작품처럼 느끼는 통합적 감상입니다. 백남준의 작품은 정지된 이미지가 아니라 흐름과 변화의 예술이기에, 영상의 시작과 끝, 반복의 흐름, 소리와 공간의 관계를 유심히 바라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일부 전시실에서는 관람객의 움직임에 따라 반응하는 인터랙티브 영상 설치가 구현되어, 작품과 관람자 사이의 새로운 관계를 체험하게 됩니다. 전시 기간 동안 열리는 백남준 아카이브 북 페어, 미디어 예술 포럼, 주말 어린이 체험 워크숍 등 부대 행사도 풍성하게 마련되어 있어 가족 단위 관람객이나 예술 전공자 모두에게 유익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백남준은 시대를 앞서간 예술가였고, 이번 전시는 그 정신과 철학을 현대의 언어로 다시 마주하는 귀중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백남준 20주기 헌정전은 단순한 추모를 넘어, 그의 예술을 다시 현재로 소환하는 전시입니다. 미디어아트의 기원을 탐험하고, 예술과 기술의 관계를 고민하며, 인간과 기계의 조화를 시각적으로 체험해보세요.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전체를 무대로 펼쳐지는 이번 전시는 감각, 철학, 사유를 아우르는 현대예술의 정수를 경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전시 일정 확인 후 예매를 서둘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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