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17일부터 부산 광안리 포디움 다이브M에서 개최되는 〈짐 아비뇽: 21세기 스마일〉 전시는 독일 출신의 세계적인 팝아티스트이자 스트리트 아트계의 이단아, 짐 아비뇽(Jim Avignon)의 한국 첫 대규모 개인전입니다. 그는 빠르고 대담한 붓질, 화려한 색채, 사회풍자적인 메시지를 통해 21세기를 웃고 있는 듯하지만 슬픈 얼굴로 그려내는 아티스트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그의 대표 회화 작품은 물론, 현장 라이브 페인팅, 영상 설치, 체험형 스튜디오까지 함께 구성되어 회화와 디지털, 퍼포먼스의 경계를 넘나드는 현대 예술의 현장을 선보입니다.
팝아트의 경계를 깨뜨리다: 짐 아비뇽이라는 이름
짐 아비뇽은 1966년 독일 뮌헨 출신으로, 1990년대부터 뉴욕과 베를린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팝아트와 스트리트 아트를 결합한 독특한 예술 세계를 구축해온 작가입니다. 그는 전통적인 미술 시장의 구조와 권위에 반기를 들며 "예술은 모두를 위한 것이다"라는 모토 아래 벽, 상자, 지하철역, 심지어 종이 냅킨 위에도 그림을 그렸습니다.
‘1일 1작품’이라는 다작 행위로도 유명한 그는 속도감 있는 회화와 대담한 도형, 익살스러운 캐릭터를 통해 현대인의 감정과 소비 사회의 아이러니를 강하게 비판합니다. 이번 전시 〈21세기 스마일〉은 그가 말하는 ‘미소’가 단지 행복의 상징이 아닌 불안, 고립, 과잉 긍정에 가려진 현대 사회의 얼굴임을 드러냅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작품은 불특정 다수의 인물들이 웃는 얼굴로 서로를 외면하는 장면을 묘사한 〈Everyone Smiles but Nobody Talks〉. 이 작품은 SNS와 메타버스 시대, 디지털 관계에 대한 비판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합니다. 그 외에도 〈Capitalist Dreams〉, 〈Happy Robots〉, 〈Overconnected Understood〉 같은 대표작들이 대형 캔버스와 인터랙티브 조명으로 구현되어 관람객의 시선과 감정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회화적 공간으로 구성됩니다.
빠르게, 날카롭게, 그리고 유쾌하게: 아비뇽 스타일의 진면목
짐 아비뇽의 작업 방식은 회화의 전통적 문법을 해체하고 스피드 드로잉, 즉흥성, 비정형적인 도구의 사용으로 철저히 규격화된 미술계에 반기를 든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받습니다. 그는 상업화된 아트페어나 갤러리보다는 길거리 벽화, 라이브 페인팅, 낮은 가격의 포스터 판매 등 모두에게 열려 있는 예술 실천을 통해 작가 자신만의 철학을 실현해왔습니다.
이번 포디움 다이브M 전시는 그의 대표 스타일을 총망라하는 100여 점의 원화 및 설치 작품과 함께, 관람객이 직접 붓을 잡고 '나만의 아비뇽 스타일'을 체험할 수 있는 체험 존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21세기 스마일 스튜디오’라 명명된 이 공간에서는 관람객이 아비뇽풍의 색감과 기호를 사용해 디지털 드로잉이나 포스터 꾸미기를 체험할 수 있으며, 완성된 작품은 현장에서 즉시 인쇄해 기념품으로 가져갈 수 있습니다.
또한 아비뇽 본인의 인터뷰 영상과 다큐 클립, 실제 작업 현장을 VR로 재현한 구역도 함께 구성돼 있어 그의 예술이 어디서 시작되고,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를 시각·청각·행동의 입체적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소비와 감정의 시대, 미소는 무엇을 숨기고 있는가?
〈21세기 스마일〉이라는 전시 제목은 단순한 긍정의 표현이 아닙니다. 짐 아비뇽은 "21세기의 미소는 진짜 감정을 숨기는 가장 얄팍한 가면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SNS에서의 ‘좋아요’, 웃는 이모티콘, 광고 속 미소 짓는 사람들, 이 모든 것은 정해진 이미지 속에 감정을 가두고 사람을 브랜드화하는 사회를 향한 비판적 시선으로 이어집니다.
전시 후반부에는 이러한 주제를 압축한 대형 설치 작품 〈Smile Bank〉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 작품은 웃고 있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투명 유리창 너머 ‘감정을 예금하는 공간’에 갇힌 형태로 구성되어 있으며, 관람객이 작품 앞의 버튼을 누르면 웃는 표정이 점차 사라지며 속에 숨겨져 있던 텍스트 메시지들이 드러나는 구조입니다. ‘난 진짜 괜찮은 걸까?’ ‘이 미소 뒤엔 뭐가 있을까?’ 이 전시는 관람객으로 하여금 웃음과 표정, 감정과 진심에 대해 낯설고도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굿즈존에서는 짐 아비뇽의 오리지널 스타일이 담긴 포스터, 엽서, 스티커북, 미니 피규어 등이 판매되며, 전시장에서만 구할 수 있는 '21세기 스마일 한정판 아트북'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짐 아비뇽: 21세기 스마일〉은 단순한 팝아트 전시가 아닌,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감정과 삶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시각적 선언문입니다. 포디움 다이브M에서 열리는 이 전시는 미소 이면의 진짜 얼굴을 마주할 용기가 있는 모두에게 강력히 추천합니다. 2025년 4월 17일부터, 부산 광안리에서 아비뇽의 세계를 직접 경험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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